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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위플래쉬 후기

개발용으로 블로그를 만들긴 했지만 내 공간이니 글을 안쓰는 것보다 뭐라도 쓰는게 나을것 같애서 여러 카테고리로 리뷰를 겸할까 한다. 사실 최근에 개발보다는 다른 곳에 관심을 많이 두긴 했지.. 앞으로 뭐라도 짧게짧게 많이 쓰겠다. 스포가 있을수도 있으니 주의해서 읽자.

위플래쉬

불과 몇 분전에 영화 위플래쉬를 봤다. 사실 재즈나 드럼, 여러 음악에 대해서 지식적으로 아는건 없으나 모든 장르의 음악들을 가리지 않고 듣는 편이고 특히 재즈라는 장르를 굉장히 좋아한다. (코딩할때도 많이 듣는다.)

처음 영화는 예고편에서 보는 것처럼 예상되는 캐릭터와 시나리오로 흘러간다. 플렛쳐는 어떻게보면 ‘익숙할 수도 있는’ 캐릭터이다. 폭군이며 최고의 음악을 연주하기 위해 미친듯이 밴드 멤버들을 다그친다. 인신 공격은 기본이고 그들의 부모 욕까지 서슴치 않는다. 하지만 당연히 그의 실력은 최고다. 한 재즈 밴드의 지휘자가 아닌 리더로써 스승으로써 제 2의 ‘찰리 파커’를 찾을려고 한다. 좌절하지 않는.. 그의 캐릭터에 기시감을 느꼈다면(‘익숙할 수도 있는’) 당신은 IT 업계에 좀 관심이 있는 사람일수도 있다. 최고의 제품을 만드려고 그 사람의 감정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욕하며 다그치고 미친듯이 일하던 스티브 잡스(혹자는 소시오패스라고도 했다.)의 모습을 떠올릴수도 있고 서점에서 시작해 클라우드, 이제 전 세계의 유통망을 선점하려는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성격이 더럽다는 건 업계에서 이미 유명한 얘기. 플렛쳐와 생긴 것도 비슷하다..) 등 IT 업계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모습이 그의 캐릭터에서 보인다.

주인공 앤드류는 드러머다. 어찌보면 영화 초반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우리와 닮아있다. 드럼을 치고 최고의 음악학교에 입학했지만 밴드에서 탁월한 재능을 보이지는 않고 있었다. 하지만 플렛쳐와 우연히 만난 기회를 통해 그는 기회를 얻었고 운좋게(실력이 있었지만 플렛쳐를 만난건 운이었으니) 플렛쳐의 밴드에 조인하게 된다. 그리고 까이고 까이고 또 까이면서 자신의 한계에 부딪히며 악보를 통째로 외우고 기회를 얻어내서 메인으로 자리잡게 된다.

플렛쳐라는 캐릭터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캐릭터이다. 자신의 기준이 있고 최고의 실력이 있는 전문가들은 항상 적이 있기 마련이다. 그 기준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그게 중요한게 아니다. 최고의 음악을 만들기 위해서 최고의 밴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떠한 것도 감수할 수 있는 사람이다. “위플래쉬(Whiplash)”는 채찍질이라는 뜻이다. 정말 첫 씬에서부터 마지막까지 플렛쳐는 쉴새없이 앤드류에게 채찍질을 가한다. 두 사람의 긴장이 결국 폭발하는 시점에서도 그는 절대 자신에게 상처받은 영혼들에게 절대 미안하지 않다. 그렇게 다그쳐도 제 2의 ‘찰리 파커’는 좌절하지 않으니까.

이 영화에 명장면, 명대사를 하나씩 꼽자면 앤드류가 처음 플렛쳐에게 폭풍 까이고나서 진짜 스틱에 드럼에 피가 튀길 정도로 연습하는 장면일 것이다. 내 닉인 flowkater 의 flow 는 미하이 칙센트 미하이 교수의 ‘몰입(Flow)’이라는 책에서 따왔다. 무슨 일을 하든 현재, 이 순간에 몰입을 하자는 생각으로 가져왔는데 이 영화는 몰입이라는 게 뭔지 정말 확실하게 보여주는 느낌이다. 그가 몰입하는 모습에 우리도 몰입하게 된다. 영화적 기법이 가미된 이 부분이 내가 이때까지 봤던 어떤 영화보다 ‘몰입’이 뭔지 제대로 표현해주고 있다는 느낌이다.

명대사를 뽑자면 대부분 사람들이 공감할 바로 그 장면에서 한마디이다. 플렛쳐가 앤드류에게 ‘세상에서 가장 쓸데 없는 말이 그만하면 잘했어야’이. (There are no two words in the English language more harmful than good job.) 어쩌면 이 말이 나올걸 알고 있었으나 영화 초반에 보여주었던 플렛쳐와 한계를 계속 뛰어넘으려는 앤드류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 뒷통수를 세게 맞은 느낌이었다. 장면, 장면이 대사 하나하나가 내가 보낸 오늘들에 반사되서 비춰지니 단순히 영화로 생각하고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장면이 없었던 것 같다.

현실을 살아가다 보면 우리는 항상 한계를 마주한다. 그리고 거기서 우리는 타협을 한다. 처음에 계획했던 원대한 계획들이 다 수포로 돌아가고 스스로를 설득하기에 이른다. 자기합리화. 우리가 말하는 ‘천재’가 되는 지점은 그 한계 어디서부터가 시작이지 않나 싶다. 예전에 대한민국 최고의 피겨 스케이터 김연아는 항상 이만하면 됬어 라는 생각이 들때 2% 더 연습을 한다고 했다. 그 순간 마지막 2%는 어쩌면 20%보다 더 힘든 것일수도 있다. 하지만 그녀는 그 순간 순간을, 한계를 넘으면서 피겨 스케이터 최고의 여왕이 되었다.

이 영화는 나에게 두 가지를 느끼게 해주었다. 천재가 되는 것과 리더로써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나는 천재가 아니다. 재능이 없다거나 능력이 없다는게 아니라 그토록 한계를 뛰어넘으면서 무언가를 몰입한 적이 없지 않은가? 그래놓고 어렵다, 힘들다, 이만하면 잘하는 거다 라고 생각하지 않았나. 분명 거기엔 그만큼의 대가가 따를 것이다. 하지만 그게 어떤 대가이든 우리는 천재, 아니 그 가까이라도 가고 싶어한다.

나는 정말 리더로써 많은 문제점을 최근에 느끼고 있었다. 그렇게 다그친적도 없었던 멤버들이 부담을 느껴 떠나기도 하고 오히려 잘해주고 있던 기존 멤버들에게 다그치고 그러지 않았나. 도대체 어떤 문제가 있는건가 사람들을 제대로 이끄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정말 답이 안나오는 문제들이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면서 결국 내가 고민했던 문제들에 대해서 어느 정도 실마리를 찾을 수는 있었다. 나는 일단 정말 잘해야할 것이다. 플렛쳐는 아니더라도 그 비슷하게라도 해야할 것이다. 그리고 최고의 성과를 위해, 최고의 결과를 위해 내 스스로와 싸우고 멤버들과 싸우며 마지막 2%를 잡아야할 것이다. 그것이 나의 역할인 것 같다. 내가 그냥 여기서 만족한다면 그걸로 끝인 것이다. 플렛쳐처럼 인신공격을 한다거나 그러진 않겠지만 중요한건 최고의 성과를 내는 것에 집중해야한다는 것이다. (본질에 집중하는 것)

자기 자신에게 엄격하고 남들에게는 관대하라고 했다. 아니다. 자기 자신에게 더욱더 엄격하고 남들에게도 엄격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최고가 되는 것이고 최고의 팀이 되는 리더의 역할일 것이다. 일단 나부터 더욱더 엄격해지자. 이만하면 괜찮다가 넘겨버린 많은 과거들을 반성하고 스스로를 벼랑으로 내몰자. 한계까지 가보자. 포기하지말고 좌절하지도 말자. 앤드류가 그랬듯이 나 또한 내가 선택한 길이니까.



난 정해진 ‘한계’를 뛰어넘게 하고 싶었어. I was there to push people beyond what’s expected of them.

그리고 난 그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봐. I believe that is an absolute necessity.

그러지 않으면 우린 ‘제 2의 루이 암스트롱’이나 ‘제 2의 찰리 파커’를 못본다고. Otherwise, We’re depriving the world of the next Louis Armstrong. The next Charlie Parker.

찰리 파커가 어떻게 ‘찰리 파커’가 되었는지는 말했었지? I told you about how Charlie Parker became Chrlie Parker, right?

조 존스가 던진 심벌즈를 머리에 맞고. Jo Jones threw a cymbal at his head.

찰리 파커는 젊고 능력이 있었고 Parker’s a young kid, pretty good on the sax.

연주를 맡아 했지만, 망쳐버렸지. Get up to play at a cutting session, and he fucks it up.

존스는 그의 목을 거의 자를뻔했고, and Jones nearly decapitates him for it.

찰리 파커는 비웃음 속에서 퇴장했지. And he’s laughed off-stage.

밤새도록 울었지, 하지만 다음 날 아침, Cries himself to sleep that night, but the next morning,

그가 무엇을 했던가? what does he do?




연습했지. He practises.

연습하고 연습했지. 한 가지 목표만 바라보고, And he practises and he practises with one goal in mind,

‘다시는 비웃음 당하지 않겠다’라는 일념으로 ‘Never to be laughed at again.’

1년 뒤 그는 리노로 돌아가 무대로 올라가, 그 누구도 듣지 못한 세계 최고의 독주를 선보였지 And a year later, he goes back to the Reno and he steps up on that stage, and plays the best motherfucking solo the world has ever heard.

만약 조 존스가 찰리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가정해보자고. So imagine if Jones had just said

“괜찮아 찰리, 그정도면 됐어” “Well, that’s okay, Charlie. That was all right, Good job”

그러면 찰리는 스스로 생각하겠지, ‘음, 내가 꽤 잘했군’ And then Charlie thinks to himself, ‘Well, shit, I did do a pretty good job.’

이러면 이야기는 끝나. End of story.

나한테는, 엄청난 비극이지. That, to me, is ansolute tragedy.

하지만 그것이 요즘 세상이 바라는 모습이니, 뭐. But that’s just what the world wants now.

영어에서 가장 해로운 말이 바로 ‘Good’ + ‘Job’ (그럭저럭 잘했어)야 There are no two words in the English language more harmful than ‘good job’

이 대사를 다시 읽어보니 어쩌면 마지막 그 장면도 플렛쳐의 최후의 ‘위플래쉬(채찍질)’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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